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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의 자리가 더 크게 보이는 날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김소연의 목소리로 듣는 그리움
휴대전화 연락처를 정리하려다 매번 그만둔다. 누군지 기억나지 않는 이름도 선뜻 지우지 못한다. 언젠가 연락할 일이 있을지 모든다는 생각에서다. 정작 멀쩡히 통화할 수 있는 친구에게는 몇 달째 전화 한 통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내 인간관계는 저장 용량에 비해 사용 빈도가 낮은 편이다. 그런데 더는 전화를 걸 수 없는 번호를 남겨두는 마음…
『오래된 책 수선소』제9화 — 책이 떠난 자리
지후가 밀어놓은 휴대전화는 해수의 공책 옆에 있었다. 사진 속 토끼는 열린 문을 향해 서 있었다. 해수는 화면을 확대하려다 손을 거두었다. 소년이 자기 전화기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었다. “좀 크게 봐도 돼?” 지후가 손가락 두 개로 화면을 벌렸다. 집의 창문이 커지면서 토끼의 뒷발이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 “아니, 아까처럼.” 소년이…
아내가 아프자 집안일이 보였다-당연했던 일상 뒤에 숨어 있던 수고, 고마움은 말보다 행동으로 전해진다
아침부터 집안이 어수선했다. 싱크대에는 설거지가 쌓여 있고, 세탁기 안에는 어제 돌린 빨래가 그대로 있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반찬은 있는데 무엇을 꺼내 먹어야 할지 막막했다. 평소 같으면 별일 없이 지나갔을 아침이다. 그런데 아내가 몸살로 누워 있자 집안의 모든 일이 갑자기 문제로 떠올랐다. 회사에서는 복잡한 업무도 척척 처리하면서 집에서는 양말 한 짝의 행방조차…





